[여의도풍향계] '윤심'으로 향한 '당심'…남겨진 과제와 가야 할 길은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당원 투표 100%로 치러진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가 막을 내렸습니다.<br /><br />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친윤계 후보들이 당 지도부에 입성하게 되면서, 결국 당심은 '윤심'을 향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.<br /><br />치열했던 경선 과정,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을 최지숙 기자가 '여의도 풍향계'에서 들여다봅니다.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정권 창출에도 내홍 사태 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이어온 국민의힘이, 전열을 재정비했습니다.<br /><br />3·8 전당대회를 통해 당원들의 손으로 새 지도부를 세운 겁니다.<br /><br />견제론은 통하지 않았습니다.<br /><br />당심은, 흔들렸던 당을 추스르기 위해 변화보다 안정을 택했습니다.<br /><br />그리고 그 선택은 김기현 대표 당선으로 귀결됐습니다.<br /><br />내년 총선을 지휘할 집권당 수장에 도전했던 후보는 네 명. 김기현, 안철수, 천하람, 황교안 후보입니다.<br /><br />당초 결선행 관측도 나왔지만, 김 후보는 52.9%의 득표율로 1차 투표에서 승리를 확정했습니다.<br /><br /> "제 인생에 가장 떨리고 벅찬 시간입니다. 많은 선거를 치렀지만 이렇게 마음 졸이면서 결과를 기다리긴 처음입니다. 정말 정말 감사드립니다."<br /><br />안 후보는 23.4%, 천 후보는 15.0% 그리고 황 후보는 8.7%로 각각 뒤를 이었습니다.<br /><br />승자도 패자도 없는 당원들의 축제라곤 하지만, 희비는 분명히 교차했습니다.<br /><br />과반 승리를 달성한 김 후보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고, 결선행을 자신했던 안 후보는 씁쓸히 고개를 떨궜습니다.<br /><br />최고위원 선거에선 김재원, 김병민, 조수진, 태영호 후보가, 청년 최고위원에는 장예찬 후보가 당선됐는데, 친윤계의 지지를 받은 후보들입니다.<br /><br />김 대표를 비롯한 새 지도부 전체를 사실상 친윤계가 '싹쓸이' 한 겁니다.<br /><br />반면 당내 개혁을 강조했던 이준석계 4인방은 모두 지도부 입성에 실패했습니다.<br /><br />경선 과정에서 친윤계가 내세웠던 '당정 일체론'이 당원들의 표심으로 굳어지면서, 사실상 윤 대통령의 친정 체제가 구축됐다는 분석도 나옵니다.<br /><br />이번 전당대회의 시작과 끝은 '당원 투표'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.<br /><br />국민의힘은 처음으로 일반 국민 여론조사의 비중을 없애고, 당헌을 개정해 '100% 당원 투표제'를 도입했습니다.<br /><br /> "당심이 곧 민심인 시대입니다. 당헌 개정안은 유·불리의 문제가 아니라 정당 민주주의를 바로세우기 위한 원칙의 문제입니다."<br /><br />이준석 전 대표와 친윤계 의원들 간의 내홍 사태를 계기로, 당내 혼란상에 따른 부담과 위기감이 작용한 결과입니다.<br /><br />동시에, 당심을 얻기 위한 '윤심' 경쟁도 달아올랐습니다.<br /><br />김기현 후보는 장제원 의원과 이른바 '김장 연대'를 내세워 윤심을 선점했습니다.<br /><br />반면 이번 전대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던 나경원 전 의원은 대통령실과의 마찰, 친윤계의 압박 속에 출마를 포기했습니다.<br /><br /> "저는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습니다. (당이) 화합과 단결로 돌아올 수 있다면 저는 용감하게 내려놓겠습니다."<br /><br />김 후보를 향한 친윤계의 지지 속에 당정 일체론과 대통령 명예대표설 등 '윤심' 각인 작업은 계속됐습니다.<br /><br /> "당정이 하나가 돼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지, 당정이 분리돼 계속 충돌했을 때 정권에 얼마나 큰 부담이 됐고…"<br /><br />이런 가운데 안 후보와 황 후보는 김 후보의 '울산 땅' 의혹, 대통령실 선거개입 논란 등을 고리로 선거 막판까지 집중 견제에 나섰습니다.<br /><br /> "총선 당일까지 김 후보의 비리에 대한 민주당의 맹렬한 공격이 끊이지 않을 것입니다. 결국 중간에 비대위로 가게 될 것으로…"<br /><br /> "전당대회가 끝난 후에라도 반드시 진실이 규명돼야 합니다. 이번이 최후통첩입니다. (김기현 후보) 오늘 바로 사퇴하십시오."<br /><br />천 후보는 경선 기간 줄곧 '윤핵관 때리기'를 이어가며 개혁을 외쳤습니다.<br /><br /> "우리는 계파 정치하고 우왕좌왕 하고 동원된 인원 앞에서 당대표 혼자 폼 잡던 과거의 당으로 절대 퇴행할 수 없습니다."<br /><br />다자 구도로 전개된 이번 전대는 서로 다른 색깔만큼 뜨거운 신경전으로, 수사 의뢰와 공수처 고발 같은 사법 조치까지 이어지기도 했습니다.<br /><br />정책 대결이 자취를 감췄다는 지적에도 치열한 경선 열기는 흥행으로 이어져, 선거인단 투표율은 역대 최고치인 55%를 기록했습니다.<br /><br />김기현 대표의 첫 일성은 '민생'.<br /><br />국립현충원 참배로 공식일정에 돌입한 김기현 지도부는 민생 회복과 총선 승리를 기치로 내걸었습니다.<br /><br /> "정치는 국민이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.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민생입니다."<br /><br />김 대표는 정책 의원총회도 열어 당의 정책 주도권 확보를 강조했습니다.<br /><br /> "당의 정책 역량을 강화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. 여당이 되는 순간 당의 정책 주도권이 너무 너무 중요하다…"<br /><br />고물가, 고금리에 집값 문제와 일자리 그리고 수출까지.<br /><br />산적한 현안에 대해 김 대표는 집권여당으로서 선제적 해법을 모색해 나가겠다는 계획입니다.<br /><br />동시에 각종 규제개혁과 노동 개혁, 연금개혁 등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실현을 뒷받침하는 데에도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.<br /><br />여소야대 정국 돌파 역시 김기현 지도부가 넘어야 할 산입니다.<br /><br />장관 해임건의안부터 쟁점 법안 처리까지 현재로선 169석 거야인 민주당의 단독 처리가 가능한 상황.<br /><br />가팔라진 대치 정국에서 정치와 협치의 복원이 관건입니다.<br /><br />궁극적으로는 총선 승리를 통해 윤석열 정부의 국정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새 지도부의 구상입니다.<br /><br />이번 전당대회에서 비록 고배를 마셨지만 각각 중도 외연 확장과 보수 개혁을 표방한, 안 후보와 천 후보의 득표율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.<br /><br />'윤심'만큼이나, 당의 확장성이나 개혁에 대한 여망도 결코 적지 않았다는 겁니다.<br /><br />'당동벌이'와 '존이구동', 서로 대치되지만 하나의 뜻으로 귀결되는 두 사자성어가 있습니다.<br /><br />서로 ...